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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블록체인 '국가전략' 승부수… "통합 오더북·원스코·반도체 선물시장으로 판을 바꾸자"

이준석, 블록체인 '국가전략' 승부수… "통합 오더북·원스코·반도체 선물시장으로 판을 바꾸자"
(이미지 제미나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블록체인을 단순한 기술 이슈가 아닌 국가 차원의 전략 산업으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규제 완화 논쟁에 머물러 있던 국내 디지털자산 정책 담론을 시장 설계와 산업 주도권 확보라는 차원으로 끌어올린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내용은 6일 블루밍비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공개됐다.

산업계의 시선이 이 대표에게 쏠린 이유는 발언의 수위보다 구체성에 있다. 그는 원론적인 육성론 대신 거래 구조 개편,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국제 결제 확장, 부동산과 반도체를 결합한 블록체인 금융상품이라는 세 갈래 실행안을 제시했다. 정치권에서 나온 디지털 자산 제언 가운데 시장 구조 자체를 재설계하자는 접근은 이례적이다.

첫 번째 카드는 '통합 오더북'

이 대표가 가장 먼저 겨냥한 지점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 구조다. 개별 거래소가 주문 기반과 고객 접점을 동시에 쥐고 있다 보니 가격과 유동성이 쪼개지고, 신규 사업자의 진입 장벽도 높아졌다는 문제의식이다. 그는 거래소가 오더북 운영과 브로커리지를 함께 맡는 현재의 구조가 일반 투자자에게 불리하게 작동한다고 지적했다.

해법으로 제시된 것이 기존 거래소와 재무적 투자자 등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통합 오더북이다. 국내외 사업자가 하나의 통합 시장에 접속한 뒤 고객 서비스와 수수료, 금융상품의 질을 놓고 경쟁하도록 판을 다시 짜자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통합 시장이 구축되면 국내 기업뿐 아니라 해외 거래소와 금융회사까지 한국 시장에 들어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규제 방식의 전환도 함께 주문했다. 당국이 개별 사업의 허용 여부를 건건이 판단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싱가포르 등 디지털자산 선도국에서 허용되는 사업은 한국에서도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이른바 기준국가제를 도입하자는 제안이다. 예측 가능한 규제 환경이 갖춰져야 자본과 기업이 움직인다는 논리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국경 밖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이른바 원스코에 대한 시각도 기존 논의와 결이 다르다. 이 대표는 원스코를 국내 결제에 가둘 것이 아니라 국제 결제시장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봤다. 국내 이용자의 해외 결제와 외국인의 국내 결제를 하나의 블록체인 결제망으로 연결해 실사용처를 먼저 확보하자는 접근이다.

우선 활용처로는 해외 인공지능 서비스 구독 시장을 꼽았다. 국내 이용자들이 AI 구독에 지출하는 구매력을 지렛대 삼아, 해외 AI 기업이 한국이 지정한 블록체인 방식으로 구독료를 수취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결제 인프라의 주도권을 실사용 수요에서 찾겠다는 발상이다.

부동산 STO와 메모리 반도체 선물시장

토큰증권 분야에서는 상업용 부동산부터 단계적으로 문을 열자고 제안했다. 상업용 부동산은 임대수익과 자산가치 산정이 비교적 명확해 조각투자와 유동화 상품 설계가 용이하다는 이유에서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블록체인 기반 메모리 반도체 선물시장 구상이다. 성능과 세대별로 규격화된 메모리 반도체를 원유나 곡물처럼 선물상품으로 만들고, 거래 기반에는 블록체인을, 결제에는 원스코를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다. 이 대표는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의 거래 방식과 스테이블코인 결제 기준을 먼저 정해 놓으면 다른 국가와 기업이 그 시장으로 들어오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상품거래소보다 한 단계 진일보한 시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업계에도 던진 숙제

이 대표는 정부만 바라보는 태도를 경계했다. 디지털 자산 업계가 실제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어떤 사업이 어떤 규제에 막혀 있는지, 제도가 열리면 어떤 상품과 시장이 만들어지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정책을 움직일 동력이 생긴다는 논리다.

그는 오는 9월 28일 열리는 글로벌 웹3 프라이빗 콘퍼런스 이스트포인트: 서울 2026을 그 시험대로 지목했다. 참가 기업들이 규제 논의를 넘어 제도가 열린 뒤 무엇으로 시장을 만들고 수익을 낼 것인지까지 논의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관광객 결제나 반도체 선물시장 같은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축적돼야 산업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도 덧붙였다.

디지털 자산 신시장을 선점할 전략이 실종됐다는 진단, 그리고 블록체인을 국가 전략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결론. 이 대표의 제언이 정책 논의의 무게중심을 어디까지 옮겨 놓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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