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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더는 블록체인을 만들지 않는다” 파올로 아르도이노, 10억 달러 ‘스테이블체인’ 서사에 제동

By Joseph
“테더는 블록체인을 만들지 않는다” 파올로 아르도이노, 10억 달러 ‘스테이블체인’ 서사에 제동
테더 CEO 파올로 아르도이노.


아르도이노 CEO는 왜 직접 나섰나

결론부터 말하면 테더는 자체 블록체인을 만들지 않는다. USDT 발행사 테더의 최고경영자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는 2026년 8월 15일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테더는 어떠한 블록체인도 구축하고 있지 않으며 구축할 계획도 없다. 우리는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며 다수의 전송 계층을 지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에서 확산되던 이른바 ‘스테이블체인(Stablechain)’ 구축설을 CEO가 직접 차단한 것이다.

이번 발언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루머 진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USDT는 글로벌 디지털자산 시장의 핵심 결제 자산이며, 발행사가 자체 체인을 갖느냐 마느냐는 발행과 상환, 유통 경로 전반의 구조를 바꾸는 문제다.

구축설은 어디서 시작됐나

발단은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의 시장 분석 리포트였다. 해당 리포트는 아르도이노 CEO의 부인 하루 전 공개됐으며, 디지털 달러를 저비용으로 옮기는 데 특화된 네트워크를 ‘스테이블체인’으로 규정하고 테더를 스트라이프, 서클과 같은 범주로 묶었다. 세 기업이 자사 토큰이 달리는 레일을 직접 소유하려 하며 이를 위해 10억 달러 이상을 조달했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었다. 스트라이프는 도어대시 배달원 대상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이미 처리 중인 템포(Tempo)를 앞세웠고, 서클은 기관 결제를 겨냥한 아크(Arc)를 추진 중이다.

테더가 세 번째 주자로 분류된 근거는 지분 관계였다. 테더는 스테이블코인 전송에 특화된 두 개의 별도 프로젝트, 플라즈마(Plasma)와 스테이블(Stable)을 후원해왔다. 스테이블은 기관 이용자를 겨냥하며 네트워크 수수료를 USDT로 지불하는 구조이고, 플라즈마는 리테일 활동에 무게를 두고 약 3억 7300만 달러 규모의 토큰 세일을 진행했다. 아르도이노 CEO는 이러한 투자가 곧 자체 체인 전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연간 2조원 수수료를 왜 포기하나

시장의 의문은 여기에 집중된다. 코인마켓캡은 USDT 이용자가 외부 블록체인에 연간 약 29억 달러의 수수료를 지불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테더가 자체 네트워크를 보유했다면 확보할 수 있었을 수익이다. 원화로 4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그럼에도 테더가 유통을 택한 배경에는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 현재 USDT 공급의 대부분은 트론(TRX)과 이더리움(ETH)이 떠받치고 있으며, 테더가 통제하지 않는 네트워크에 분산돼 있는 구조다. 단일 자체 원장으로 이전하는 대신 다수의 퍼블릭 네트워크에 USDT를 남겨두는 전송 중립(transport-agnostic)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규제 대응 측면의 유연성도 확보되는데,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과 공조해 트론상 USDT를 동결했던 전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기술 선택의 문제라기보다 “모든 곳에 동시에 존재하는” 유통력을 지키기 위한 선택에 가깝다는 해석이다.

반복되는 루머,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테더 체인 루머는 주기적으로 재점화돼 왔다. 2024년 11월에도 아르도이노 CEO는 “테더 체인에 대한 소문을 다시 듣고 있다. 테더는 현시점에 공식 블록체인을 구축할 계획이 없으며, 여러 독립적인 L2 솔루션이 USDT를 가스비로 지원하기 위해 작업 중일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25년 2월에도 크립토 인플루언서 안셈(Ansem)의 질문에 “아니다(NO)”라고 짧게 답하며 부인했다.

테더의 현재 체력은

부인 발언은 테더가 재무 신뢰도 강화에 속도를 내는 시점과 겹친다. 테더는 7월 31일 BDO가 작성한 2026년 2분기 감사보고서를 공개했으며, 6월 30일 기준 약 1846억 USDT가 유통 중으로 전 분기 대비 약 4억 4600만 달러 증가했다. 또한 테더는 최근 KPMG 미국 법인을 통한 첫 전체 재무감사를 완료했다.

경쟁 환경은 격화되고 있다. 서클은 국가별 시장에서 USDC 확산을 진전시키고 있고, 유럽의 미카(MiCA) 규제 체계는 USDT를 압박해 레볼루트가 토큰을 상장 폐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USDT의 신뢰도는 준비금과 상환 신뢰, 광범위한 상장 접근성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유통망 유지는 곧 생존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팩트체크

첫째, 테더 자체 블록체인 구축은 사실이 아니다. CEO의 공식 부인이 나왔다.
둘째, 테더가 스테이블코인 전용 체인에 투자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후원과 직접 구축은 구분해야 한다.
셋째, 코인마켓캡 리포트의 ‘10억 달러 이상 조달’ 수치는 스트라이프, 서클, 테더 관련 프로젝트를 합산한 추정치이며 테더 단독 투자액이 아니다.
넷째, USDT 유통량 1846억 개는 6월 30일 기준이며 8월 현재 수치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국내 시장에 주는 시사점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된 국내 시장에도 참고점이 있다. 발행사가 인프라를 직접 소유할 것인가, 아니면 중립적 유통을 택할 것인가는 국내 사업자들이 곧 마주할 전략적 분기점이다. 테더의 선택은 수수료 수익보다 네트워크 접근성과 규제 유연성을 우선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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