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에서 신선한 활어회로 이름을 알린 만복회해산물의 김기환 대표는 손님상에 올릴 생선을 남의 손에 맡기지 않는다. 그는 직접 수협 공판장 경매사 자격증을 딴 뒤, 왕복 700km에 이르는 울진 후포항을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오가며 가장 좋은 생물을 손수 골라온다. 강남 횟집 사장이 새벽 경매장에서 칠판에 값을 써내는 진짜 경매사이기도 하다는 사실은 단골들 사이에서도 뒤늦게 알려진 이야기다.
김 대표의 경영철학은 단순하고 단단하다. 한 우물만 파라, 반칙하지 마라, 인심을 잃지 마라. 이 세 문장이 그를 여기까지 끌고 온 원동력이다.
시작은 스무 살 청년의 무모함이었다. 바다와 낚시를 좋아하던 그는 경남 진주에 무작정 횟집을 차렸다. 생선 손질조차 서툴렀던 초보 사장은 직원에게 하나씩 배우며 현장에서 노하우를 쌓았다. 사장을 속여 이문을 챙기는 직원들 탓에 속을 끓이면서도, 그는 사람을 내치기보다 배울 것을 흡수하는 쪽을 택했다. 열심히 한 직원에게는 인센티브로 의욕을 북돋웠다.
가장 큰 골칫거리는 횟감 구매였다. 직원이 사오는 생선이 성에 차지 않자 그는 아예 유통 구조의 맨 앞단으로 파고들었다. 돈이 있어도 정말 좋은 생선은 쉽게 손에 넣기 어렵다는 현실을 깨닫고, 최상급 원물을 직접 확보할 방법으로 경매사가 되기를 택한 것이다. 현재는 주문진 수협 18번 경매사로 활동하고 있다. 손님에게 더 신선하고 더 저렴한 해산물을 내놓겠다는 고집이 그를 횟집 사장이자 경매사로 만든 셈이다.

성공만 이어진 것은 아니다. 대구 시내에 직원 20명, 200평 규모의 대형 횟집을 열 만큼 사업은 번창했지만 주방을 불법 확장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집중 단속에 2년도 못 채우고 문을 닫았고, 평생 모은 10억 원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남은 빚만 1억 원이 넘었다. 그는 초심으로 돌아가 부부가 함께 꾸리는 작은 횟집으로 재기를 도모했다. 쌓아둔 신용과 자기만의 운영 원칙이 손님을 다시 불러 모았다.
재기의 무대는 서울 강남이었다. 5년 전 강남구 역삼동에 30평 규모 횟집을 열며 상호를 만복회해산물로 새로 지었고, 이후 대치동에 150평짜리 2호점을 냈다. 강남 횟집, 역삼동 횟집, 대치동 회식 장소를 찾는 손님들이 몰리며 예약 없이는 자리 잡기 어려운 강남 맛집으로 자리 잡았다.
간판 메뉴는 물회다. 조미료를 쓰지 않고 벌꿀과 매실액으로 맛을 낸 육수에 신선한 배를 갈아 넣어 깊은 맛을 살린다. 가자미를 중심으로 골뱅이와 해삼을 올려 식감을 더하고, 땅콩가루로 풍미를 완성한다. 동해 영덕식에 가까운 이 물회는 여름철 하루 150그릇이 팔릴 만큼 인기다. 최저 코스가 1인 5만 원 선이라 기업 회식과 법인카드 손님이 많고, 임창정을 비롯한 연예인 단골도 다수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에도 운영 방식을 낮추지 않고 유지한 결과 매출은 흔들리지 않았다.
제철 해산물의 깊은 풍미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곳이 있어 미식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은 주인장이 산지에서 직접 공수한 자연산 활어와 해산물을 매일 아침 공수받아, 정성 어린 손길로 직접 조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점심시간을 겨냥한 ‘착한 가격’의 메뉴 구성이다. 직장인들의 든든한 한 끼를 책임지는 ‘오늘의 탕’은 생대구, 생아귀 등 그날 가장 상태가 좋은 최상급 생선을 활용해 13,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선보인다.
더욱 특별한 구성을 원하는 손님들을 위한 메뉴도 마련되어 있다. 물오른 가자미와 해삼, 멍게, 전복 등 싱싱한 제철 해산물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구성은 단 18,000원에 제공된다.
신선한 바다향이 물씬 풍기는 건강한 식단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식당이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다. 평소 해산물을 즐기거나 점심시간을 활용해 제대로 된 ‘바다의 맛’을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택지가 될 것이다.

김 대표의 다음 목표는 프랜차이즈다. 그는 인건비를 최대한 줄이면서 하루 매출 300만 원을 올릴 수 있는 횟집 셀프시스템을 개발했다. 각 방에 냉장고를 두어 술과 음료를 채워 서빙 부담을 줄이고, 새우 조개 대게 랍스타처럼 손이 덜 가는 해산물을 통째로 쪄 내는 방식이다. 서빙 3명분 업무를 1명으로 줄이고 5만 원대 상차림을 절반 가격까지 낮출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계산이다. 보름만 교육받으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자부한다.
식당으로 성공하려는 이들에게 그가 강조하는 킥 포인트는 결국 원재료다. 신선한 재료를 아끼려다 무너지는 자영업자를 숱하게 봐 온 그는, 값싼 재료를 조미료로 덮어 손님을 속이는 순간 내리막이 시작된다고 단언한다. 사장이 먼저 뛴다는 원칙 아래 주방이든 홀이든 빈자리가 생기면 직접 나서는 그의 태도가, 신선하고 가성비 좋은 강남 해산물 맛집이라는 만복회해산물의 평판을 지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