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모 세종국가경영연구원 원장·김진명 작가 나란히 연단…'Why We Challenge?' 8년째 이어온 대한민국 대표 조찬포럼
대한민국 기업가정신의 산실로 자리 잡은 조찬포럼이 19일 (사)도전과나눔이 제91회 기업가정신 포럼을 열었다. 이번 포럼의 화두는 '세종'이다. 인공지능(AI) 전환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기업 경영의 문법이 통째로 바뀌는 시점에, 600년 전 조선의 리더십과 국가 프로젝트에서 오늘의 해법을 길어 올리겠다는 기획이다.
이번 제91회 포럼의 슬로건은 창립 이래 변함없이 이어져 온 'Why We Challenge?'이다. (사)도전과나눔 기업가정신 포럼은 2018년 7월 첫 회를 시작한 이래 매월 셋째 주 수요일 조찬 형식으로 서울 강남 일대에서 개최돼 왔으며, 매회 스타트업 창업자와 중견기업 오너, 벤처캐피털 관계자 등 수백 명이 참석하는 국내 대표 기업가정신 조찬포럼으로 성장했다.
박현모 원장, "세종은 어떻게 인재 왕성의 시대를 만들었는가"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박현모 세종국가경영연구원 원장은 '세종은 어떻게 인재 왕성의 시대를 만들었는가?'를 주제로 강연한다. 박 원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세종 리더십 연구자다. 서울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한국학중앙연구원과 여주대 세종리더십연구소를 거치며 20년 넘게 조선왕조실록과 세종실록을 원문으로 읽어 내려간 인물이다. 저서 '세종처럼', '세종의 적솔력', '태종평전' 등을 통해 세종의 통치술을 현대 조직경영의 언어로 번역해 왔다.
박 원장이 주목하는 지점은 세종 시대에 유독 인재가 쏟아져 나온 구조적 이유다. 황희, 맹사성, 장영실, 김종서, 정인지 등 출신과 신분, 성향이 제각각인 인물들이 한 시대에 동시에 역량을 발휘한 배경에는 우연이 아닌 시스템이 있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반대 의견을 끝까지 듣는 경청의 리더십, 실력만 있다면 신분을 따지지 않고 발탁하는 인사 원칙, 그리고 사가독서로 대표되는 장기 인재 육성 제도가 그것이다.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불안 속에서 '결국 사람'이라는 명제를 다시 확인하려는 경영자들에게 실질적인 통찰을 제공하였다.
김진명 작가, "훈민정음 창제는 조선시대 최대의 문샷 프로젝트"
두 번째 연사는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500만 부 판매 신화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 김진명이다. 강연 주제는 '조선시대 최대 문샷 프로젝트: 훈민정음 창제'이다.
김진명 작가는 '고구려', '천년의 금서', '글자전쟁', '직지', '싸드' 등 역사와 현실 정치를 넘나드는 팩션으로 한국 대중문학의 한 축을 이뤄 온 작가다. 방대한 사료 추적과 대담한 상상력을 결합하는 그의 작업 방식은 그 자체로 하나의 연구 프로젝트에 가깝다.
이번 강연에서 그는 훈민정음 창제를 단순한 문자 발명이 아니라, 기존 질서 전체를 뒤엎는 극단적 혁신, 이른바 '문샷 싱킹'의 원형으로 해석한다. 기득권 세력의 극렬한 반대, 성공 여부를 알 수 없는 불확실성, 완성까지 감내해야 했던 긴 침묵의 시간은 오늘날 파괴적 혁신에 도전하는 창업가가 마주하는 상황과 정확히 겹친다. 세계 어느 문자에도 없는 창제 원리와 창제자, 창제 시점이 모두 기록으로 남아 있는 훈민정음은 그래서 국가 단위 R&D 프로젝트의 가장 오래된 성공 사례이기도 하다.

이금룡 이사장, 8년간 이어온 '도전과 나눔'의 선순환
이번 포럼의 모더레이터는 (사)도전과나눔을 이끌고 있는 이금룡 이사장이 직접 맡는다. 삼성물산을 거쳐 인터넷 경매기업 옥션 대표이사를 지낸 이금룡 이사장은 코글로닷컴 회장으로서 1세대 벤처 신화의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그가 (사)도전과나눔을 설립한 문제의식은 분명하다. 스타트업 CEO들이 눈앞의 현장에만 매몰돼 시야가 좁아지는 현실을 깨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평소 "CEO는 시야가 넓어야 한다"며 조찬 포럼을 통한 시야 확장과 명사 네트워크 구축의 가치를 강조해 왔다.
(사)도전과 나눔의 두 축은 이름 그대로 '도전'과 '나눔'이다. 도전은 기업가정신 포럼을 통해, 나눔은 법률, 금융, 회계, 마케팅, 기술개발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DONA.kr 멘토링 플랫폼을 통해 구현된다. 선배 기업인이 테이블 좌석을 구매해 후배 기업인의 1년치 참가를 지원하는 '나눔 테이블' 프로그램은 이 법인의 철학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제도다. 지금까지 90명이 넘는 명사가 연단에 올라 경영전략, 기술 트렌드, 역사와 인문학,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했고, 그 내용은 매월 영상 콘텐츠로 제작돼 확산되고 있다.
역사 속 리더십과 혁신 프로젝트를 통해 오늘의 기업가정신을 되묻는 이번 제91회 (사)도전과나눔 기업가정신 포럼이 AI 대전환기를 통과하는 대한민국 기업인들에게 어떤 이정표를 제시할지 주목된다.